진짜 잡기장
가난 속에서 평안할 수 있을까
술이부작
2011. 8. 30. 21:05
(2005년 9월 8일에 썼던 글입니다.)
('안빈낙도'의 출전이 논어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군요. 혹시 아시는 분은 좀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팔을 굽혀 베개 삼고 있어도 즐거움은 그 안에 있다."(『논어』술이편 15장 )
가난 속에서도 평안하며 도를 추구한다 - 안빈낙도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항상 의문이었다. 정말로 그런 삶이 가능할까? 초가삼간에서 텃밭이나 일구며 자연 속에서 소일하는 생활이라면 꽤 낭만적으로 보인다. 배고프면 산나물 캐고 과일 따고, 목마르면 개울에서 물마시는.
그러나 오늘날 가난이란 무엇인가. 내가 어느날 비 들이치는 달동네 판자집에서 별다른 직업도 없이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그 때도 나는 한가로이 '안빈낙도'를 읊을 수 있을까? 여기서 도저히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없는 나는, 스스로 부에 큰 가치를 두지 않으며, 무슨 '10억 만들기 프로젝트'같은 류의 재테크에는 전혀 관심도 흥미도 없으면서도, '안빈낙도'의 생활은 과거 전통 사회에서나 가능한 삶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약용 선생의 글을 읽다가 흥미로운 시를 발견했다.
제목: 가난(貧)
안빈낙도하리라 말을 했건만,
막상 가난하니 '안빈'이 안되네.
아내의 한숨 소리에 그만 체통이 꺾이고,
굶주린 자식들에겐 엄한 교육 못하겠네.
이런..전통사회에서도 안빈낙도는 안 되는 거였구나. --;
'안빈낙도'라 말할 때 여기서 '빈(가난)'이란, 사실은 그렇게 가난하지 않은 상태인 게 분명하다. 어쩌면, 요즘으로 치면 전원주택 한둘 마련할 수 있는 정도의 부유한 지위를 의미하는지도 모르고.--a
('안빈낙도'의 출전이 논어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군요. 혹시 아시는 분은 좀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팔을 굽혀 베개 삼고 있어도 즐거움은 그 안에 있다."(『논어』술이편 15장 )
가난 속에서도 평안하며 도를 추구한다 - 안빈낙도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항상 의문이었다. 정말로 그런 삶이 가능할까? 초가삼간에서 텃밭이나 일구며 자연 속에서 소일하는 생활이라면 꽤 낭만적으로 보인다. 배고프면 산나물 캐고 과일 따고, 목마르면 개울에서 물마시는.
그러나 오늘날 가난이란 무엇인가. 내가 어느날 비 들이치는 달동네 판자집에서 별다른 직업도 없이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그 때도 나는 한가로이 '안빈낙도'를 읊을 수 있을까? 여기서 도저히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없는 나는, 스스로 부에 큰 가치를 두지 않으며, 무슨 '10억 만들기 프로젝트'같은 류의 재테크에는 전혀 관심도 흥미도 없으면서도, '안빈낙도'의 생활은 과거 전통 사회에서나 가능한 삶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약용 선생의 글을 읽다가 흥미로운 시를 발견했다.
제목: 가난(貧)
안빈낙도하리라 말을 했건만,
막상 가난하니 '안빈'이 안되네.
아내의 한숨 소리에 그만 체통이 꺾이고,
굶주린 자식들에겐 엄한 교육 못하겠네.
이런..전통사회에서도 안빈낙도는 안 되는 거였구나. --;
'안빈낙도'라 말할 때 여기서 '빈(가난)'이란, 사실은 그렇게 가난하지 않은 상태인 게 분명하다. 어쩌면, 요즘으로 치면 전원주택 한둘 마련할 수 있는 정도의 부유한 지위를 의미하는지도 모르고.--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