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이야기2011. 8. 29. 21:03
(2004년 9월 22일에 썼던 글입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다뤄보려고 했었지만 워낙 문제가 복잡하고 관련 문헌도 너무 많아서 포기했습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위기에 처한 조국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이스라엘 인들의 상무정신'같은 면만 강조되거나(요즘에는 '여자도 군대보내라'는 논거로 자주 이용되는 것 같더군요 -_-;;), 아니면 기독교와 서방 언론이 우세한 환경 탓인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친 이스라엘 분위기가 주류였던 것 같은데, 최근 균형잡힌 여러 책들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건 제 능력 밖의 일이고, 해서 1년이나 묵은 글이지만 짧은 기사 하나 번역해 올립니다. 상황을 대략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알 자지라 홈페이지, 팔레스타인 특집 코너에 실려있는, 'Palestinians in 1948'입니다. 원문 주소는 http://english.aljazeera.net/NR/exeres/85FA6981-D4E6-42BA-B1DD-87555F30220D.ht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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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의 팔레스타인 인
 
아마드 암라위
2003년 12월 9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유대인’ 국가로서 지원하고 있다. 이미 많은 차별로 고통받고 있는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1948년의 아랍-이스라엘 전쟁 전까지 팔레스타인 인은 팔레스타인 인구의 다수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 이후 현재 이스라엘의 영토에 해당하는 지역에는 기존의 95만명 중 15만명만이 남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땅을 떠나도록 강제한 이 전쟁을 사람들은 알 나크바(대재앙)이라고 부른다.
 
영국의 위임통치가 끝난 1948년 5월 15일 이전에, 이스라엘 군은 213개의 마을을 점령하고 40만명 이상의 난민들을 추방했다.
 
1948년 12월 아랍 연합군이 패배하면서, 이스라엘은 거의 85%의 영토를 몰수했다. 이 땅의 대부분은 531개 마을, 도시, 부족들에 속한 80만 명의 팔레스타인 인들로부터 빼앗은 것이었다. 사람들은 쫓겨나거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도망쳤다(See table 1).
 
남은 사람들
 
오늘날 이스라엘 안에 남아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아랍계 이스라엘인(Israeli Arabs, *정확한 번역어가 있을텐데 모르겠군요;;)이라고 불리며, 2002년 현재 대략 1백만 명으로, 인구의 20% 가량을 점하고 있다.
 
이들의 대다수는 팔레스타인 인끼리 모여살고 있으며, 주로 북부의 갈릴리, 중부의 ‘소 삼각지대’, 남부의 나카브에 위치해 있다.
 
이들 중 22만여 명은 이스라엘 내의 난민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7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43개 마을은 이스라엘의 승인을 얻지 못하고 있다.
 
모든 시민은 평등하다?
 
이스라엘 대법원장 메나쳄 엘론이 이스라엘을 두고 “본질(essence)은 유대적이고 특성은 민주적”이라고 묘사했다. 이스라엘 내 아랍 시민이며 크네셋의 멤버인 아즈미 비쉬하라 씨는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로스엔젤레스 타임스, 2003년 1월).
 
“나라 안에 상당수의 비 유대계 소수집단이 있는 나라에서, 본질이 유대적이라고 주장하는 나라가 어떻게 동시에 민주적일 수 있는가?”
 
 “유대계 국민”들에 대한 특혜는 공적/사적으로 거의 모든 생활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주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인들은 자신들의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권리와 시민권을 누릴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see tables 2 and table 3).
 
이스라엘의 통계에서 ‘비-유대인’과 같이 부정적으로 정의되고, 국적/민족보다는 종교에 따라 다시 여러 그룹으로 세분되어, 이스라엘 법은 차별화된 신분(civil status)으로서 이스라엘 시민권과 ‘유대인 국적’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완전한 권리를 누리는 기준이 믿음에 있다는 것은 이스라엘 법률 체계의 신정주의적 특성을 보여준다. 더욱이,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시민들을 민족적, 종교적, 인종적 소수의 일원으로 간주한다.
 
팔레스타인 아랍 여성은 이스라엘 인 중에서 가장 차별받는 집단이다. 월급 수준과 교육 수준이 가장 낮은 집단이며, 법률적/사법적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을 정치적으로 대변해주는 이들도 없으며, 정책 결정 과정이나 권력에 대한 접근도 어렵다(See table 4).

 
배제되는 아랍인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가 2003년 5월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 유대인들의 53%가 아랍인들과의 완전히 평등한 대우를 반대했다.
 
중요한 정치적 결정에 있어서 유대인이 다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사람들은 77%나 되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57%의 사람들이 아랍인들은 이스라엘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며, 과거 이스라엘 정권들이 팔레스타인 인들을 구별된 소수 민족이 아니라 종교적 분파로서 대우했던 것을 강조했다는 사실이다.

Posted by 술이부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