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잡기장2016. 8. 3. 16:23

폴 크루그먼, <국가는 회사가 아니다>, 스마트비즈니스, 2016.


성공한 회사 경영자라면 국가도 잘 운영할 수 있을까? 그게 아니라는 걸 우리는 경험적으로 안다. "이명박을 봐라!"


하지만 폴 크루그먼 교수는 경험이 아니라 이론적으로, 성공한 CEO라도 경제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왜?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나라 전체 경제와 비교하면 작고 단순하다. 또,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쉽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어떤 산업의 성장은 다른 산업의 쇠퇴로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매우 짧은 책이지만 경제학 근처에도 못 가본 나에겐 유익했다. 이를테면 이런 설명은 나로서는 상식의 파괴였다.


- 수출 증가와 일자리 창출은 관련이 없다. (수출 산업에서 생긴 일자리만큼 다른 산업의 일자리가 줄어든다)

- 외국인 투자 유치는 무역적자를 일으킨다. (국제수지=자본수지+경상수지=0. 외국인 투자=자본수지 흑자. 따라서 회계적으로 경상수지는 적자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건 경제학을 모르는 내가 요약한 것이니 틀렸을 수도 있다. 혹시 오류가 있다면 원문과 비교해 뭐가 문제인지 가르쳐주시길.


글은 유익하지만 책은 경악할 수준이다. 책세상 문고 비슷한 크기에 겨우 96페이지, 게다가 글자도 크고 줄간격도 넓어서 정말 1시간이면 후다닥 읽을 분량이다. 이게 9천 원이라니!


실제로 원문은 A4 8페이지에 불과하다. 나야 도서관에서 빌렸으니 상관 없지만 직접 산 사람은 눈물날 듯. 본문 중간에 여기저기 난입한 역주도, 아마 나같은 경제학 초심자를 위한 배려겠지만 오히려 집중에 방해가 된다. 심지어 원주와 역주가 잘 구별되지도 않는다. 영어가 되는 사람은 여기 눌러 원서로 읽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술이부작